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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은 아득히 깊은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나의 아버지라면, 이라는 생각을 하다가 그는 고개를 저었다. 브로플로프스키 가문은 유서 깊은 법조계 가문이었다. 카일은 그 길에서 벗어나 버렸고, 그의 동생 또한 그랬다. 아이크가 대단한 거상이 되었다는 걸 그는 들었다. 그리고 카일은 천문학자였다. 어렸을 때부터 그는 푸른 밤하늘에 매료되었다. 그는 그것을 사랑했고, 가족들은 처음엔 취미겠거니, 하고 넘겼다. 그는 요하네스 케플러나 프톨레마이오스의 책들을 읽었고 코페르니쿠스의 책들을 몰래 읽기도 했다. 카일은 짙푸른 고등어 등짝빛 하늘을 바라보는 것을 사랑했다.

 엄마를 기다리는 새벽, 어슴푸레한 남청색 밤공기가 창 틈 사이를 비집고 흘러들어온다. 점멸하는 가로등의 불빛들이 힘을 잃고 꺼지는 순간이면 항상, 불면증에 시달리는 날이더라도 잠이 드는것은 언제나 그 순간이였다. 

하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잠이 오지않았다. 이리저리 데굴거리다가 웅크리기도하고 엎드려도보면서 몸을 뒤척였지만 좀처럼 자기 편한 자세를 찾을 수 없었다. 온 몸이 나른하고 힘이 없는데, 정신은 몽롱하고 어지러운게, 지금 당장 기절하기 일보직전인데도 잘 수 없을것 같았다. 몸은 잠들었는데 머리는 억지로 깨려고 하는 느낌이라구 해야하나. 제발 잠들자, 자, 자고싶다고. 망할. 속으로 욕을 꾸역꾸역 삼켜가며 눈을 질끈감고 잠들기만을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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